익숙한 노동

공무직의 노동

공무직24시간

조금 낮선 이름 공무직, 그러나 공무직의 노동은 모두에게 익숙합니다.

환경미화원

지난 밤, 내놓은 쓰레기는 새벽 일찍 우리가 수거했습니다.

환경미화원

도로보수원

출근 길 도로에 있던 포트홀이 메워졌다면 우리가 다녀갔다는 것입니다.

도로보수원

금연상담사

금연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도

금연상담사

기초지자체 행정원

해외여행 전 여권발급이 필요할 때도 우리가 있었습니다.

기초지자체 행정원

주민센터 방문간호사

오랜만에 건 부모님 안부 전화, ‘오늘 간호사가 왔었다’고 하셨다면 우리가 다녀갔습니다.

주민센터 방문간호사

급식실 조리실무사

오늘 우리는 소중한 아이들의 점심을 만들 것이고

급식실 조리실무사

과학실무사

아이들은 우리가 준비해 놓은 도구로 과학수업에 열중할 것입니다

과학실무사

운동부지도자

우리는 아이들의 독서 길잡이이기도(사서) 하고,
미래의 금메달리스트를 키우는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사서 / 운동부지도자

돌봄전담사

방과후에도 아이들은 돌봄교실에서 우리와 함께 안전할 것입니다

돌봄전담사

산불특수진화대

강풍에 산불이 번지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면 그 최일선에는 우리가 있습니다

산불특수진화대

통번역원

지난 주말에 찾은 박물관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도(시설관리원),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통역과 번역을 담당하는 사람도(통번역원) 우리입니다.

시설관리원 / 통번역원

공무직 집배원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분류‧배달하고

공무직 집배원

경찰청 공무직

경찰청 CCTV로 도로교통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경찰청 공무직

전문연구원

수자원 보호를 위해 물환경을 조사‧연구 합니다

전문연구원

우리의 노동 모든 곳에 시민들이 있고 시민들의 일상 모든 곳에 우리의 노동이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당신의 일상을 함께 지키고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무 수행 노동자, 공무직입니다.

공무수행 노동자

정부기관(입법‧사법‧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에서 공무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참으로 다양해서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때로는 공무원, 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기도 하고(보건소 간호사, 지자체 사회복지사, 학교 영양사, 집배원 등), 공무원과 교사의 업무를 지원하기도(행정‧사무원, 교무실무사 등) 하지만 대부분 공무직 노동자의 업무는 독립적이며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숙련을 요구합니다.

공무직 노동자가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의 공통점은 공무 수행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연극계에는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의 연극 공연을 위해서는 주인공뿐 아니라 대사 한 마디 없는 행인도 필요하고, 무대 밖 진행 담당, 티켓발권, 조명과 음향 등 아주 많은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 모두가 공연을 위해 필요한 중요한 역할이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일을 하는 사람 없이 홀로 빛날 수는 없습니다.

공무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기관의 운영과 사업 집행, 다양한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수많은 업무가 필요합니다. 그 어느 것 하나 필요치 않은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습니다.

또 하나 공통점 혹은 특징은 정부기관에서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최종적으로 공무직 노동자의 손을 거쳐 시민에게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사, 통합사례관리사를 통해서 실현되고, 무상급식은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의 노동으로 최종 집행되며, 정부의 병영문화개선 정책 최일선에는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이 있습니다. 즉, 상당수 정부기관 공무직 노동자는 공무, 공공서비스의 최종 전달자 혹은 집행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공공서비스 질 제고에 있어 공무직 노동자의 업무 역량, 경험, 숙련 등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지막 공통점은 공무직 노동자들의 노동이 소속기관 내에서 제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직의 업무를 ‘공무원이 반드시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 ‘공무원을 보조하는 사무’로 규정하는 등 공무직 노동자의 전문성, 책임성 등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무직 노동자의 업무를 임시‧보조적 규정하는 것은 차별과 저임금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당연히 업무 역량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훈련은 이뤄지지 않고 능동성과 소속감을 고취 시킬 수 있는 승진, 승급 등의 제도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장기적인 공무직 인력운영 및 관리 계획은커녕 근로계약조차도 소속기관장이 아니라 부서장과 체결해 부서를 이동하면 근로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무직 노동자들에 대한 제도적 불인정은 공무직 노동자의 직업적 존엄성을 훼손하고 공공서비스 향상을 어렵게 만듭니다. 공무직 노동자와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공무직은 임시‧보조적 노동’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공공서비스의 최종 전달자인 공무직 노동자들의 직업적 자긍심을 높이고 능동성과 전문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공무직 노동자의 노동권 확대와 함께

정부기관의 보다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운영과 공공서비스 질 제고로 이어질 것입니다.